월세·임대·전세·내 집 마련까지…생애 전 주기를 책임지는 익산형 주거 정책
공급 확대·가격 안정·청년 유입 ‘3박자’…주거복지 모범도시로 도약

새 아파트가 없어 익산을 떠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익산에서는 이런 말이 낯설지 않았다. 노후 공동주택 비율은 높았고 신규 공급은 부족했다.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원하는 시민들은 전주와 군산 등 인근 도시로 발길을 돌렸다. 주거 문제는 곧 인구 유출로 이어졌고, 지역의 미래 경쟁력까지 흔드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지금의 익산은 완전히 달라졌다.
익산시는 단순한 아파트 공급을 넘어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 중산층까지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는 주거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체계적인 ‘주거 사다리’를 구축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시는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 온 주거 정책 성과와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핵심은 단 하나다. 시민 누구도 집 문제로 지역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
최영철 건설국장은 “월세부터 공공임대, 전세, 내 집 마련까지 시민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촘촘히 연결해 주거 소외 없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익산시 정책의 핵심”이라며 “주거
안정이 곧 지역 경쟁력이라는 철학 아래 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낡은 도시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주거 판도 바꾼 익산
익산의 변화는 공급 혁신에서 시작됐다.
2016년 당시 익산 지역 공동주택 공급 물량은 64호에 불과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사실상 멈추다시피 하면서 도심 곳곳은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주류를 이뤘다. 새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외부 도시로 빠져나갔다.
시는 이를 정면 돌파했다.
도심 대규모 공원과 연계한 ‘숲세권’ 주거단지와 대형 브랜드 아파트 공급을 본격화하며 도시의 주거 지형 자체를 바꿨다.
그 결과 공동주택 공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4년 4,990호, 2025년 4,592호 규모의 신규 물량이 공급되며 익산의 주택 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흐름을 맞게 됐다.
무엇보다 공급 확대 과정에서도 ‘가격 안정’ 원칙을 놓치지 않았다. 익산시는 전북지역 최초로 ‘분양가 자문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억제했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여기에 전북 최초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도입도 큰 전환점이 됐다.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향후 분양 전환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기회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폭등도 폭락도 없다”…안정적 상승 이끈 익산 주택시장
익산 주거 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시장 안정성이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동안 익산은 공급 조절과 시장 관리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무리한 가격 폭등 없이 실수요 중심의 건강한 시장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실제 현재 익산시 평균 아파트 가격은 2016년 대비 약 37% 상승했다.
급격한 투기 과열이 아닌 안정적 상승 흐름 속에서 기존 주택 소유자의 자산 가치는 지키면서도 신규 진입 장벽은 상대적으로 낮춘 것이다.
이 같은 주거 안정은 인구 구조 변화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30대 청년층이다.
2022년 919명 감소했던 익산의 30대 인구는 2025년 들어 691명 증가로 반전됐다. 주거 환경 개선이 청년 정착과 지역 정주 인구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익산 지역 미분양 물량 역시 사실상 1개 단지 수준에 불과해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는 안정적 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원금만 갚으면 된다”…전국 주목받은 파격 이자 지원
익산형 주거 정책은 정부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는 지난해 12월 열린 ‘대한민국 주거복지대전’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신혼부부·청년 주거안정 패키지, 집수리 지원사업, 공공임대 보증금 무이자 지원 등 생애주기별 맞춤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민 체감도가 가장 높은 정책은 ‘주택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이다.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 신생아 특례대출 등 각종 정책 금융상품 이용자에게 시가 대출이자를 현금으로 지원하면서 청년과 신혼부부의 초기 주거 부담을 크게 낮췄다.
실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익산에서는 사실상 원금만 갚으며 집을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단순한 복지를 넘어 실질적인 자산 형성을 돕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급 절벽 선제 대응…“미래 집값 불안 막는다”
익산시는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민간 주택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익산시는 공공 중심 공급 확대 전략으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소라지구 등을 중심으로 총 3,639세대 규모의 임대주택 공급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민간 공급이 위축되는 시기에 공공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향후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시는 2024년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건축·재개발 대상지 36개소를 지정하는 등 노후 주거지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익산시는 이제 단순히 ‘집을 공급하는 도시’를 넘어 시민 삶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주거복지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최영철 건설국장은 “주거 정책은 단순한 건설 행정이 아니라 시민 삶의 기반을 지키는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누구나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정당한 자산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전국 최고 수준의 주거 안심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영국 기자 jyg5909@naver.com










